[출처: 2010. 01. 03 (7) 뉴스와 분석]
대기업에서 일하다 지난해 작은 사업체를 창업한 A씨. 그는 창업 당시,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오랫동안 사용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기업용 솔루션을 구입하려 했다. 그러나 적지않은 라이선스 비용에 부담을 느끼던 차에 구글의 기업용 솔루션인 구글 앱스를 알게 됐다.
구글이 내놓은 이 ‘SaaS’(Software-As-A-Service)를 이용하면 계정당 연간 50달러에 문서 및 스프레드시트 뿐만 아니라 지메일과 인스턴트 메시징, 구글캘린더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구글이 자체 데이터 센터에서 구글 앱스를 호스팅하기 때문에 사내에서 서버를 관리하거나 추가 비용을 들여 아웃소싱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
결국 그는 구글 앱스를 택했다.
구글 앱스를 선택한 이후 그의 업무 환경은 과거 대기업에서 일할 때와 많은 부분에서 달라졌다. 업무상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는 그는 회사에 출근하자 마자 노트북을 켠다. 부팅이 끝나면 곧바로 브라우저를 열고 구글 캘린더에 접속해 그 날의 일정을 확인한다. 지메일에 접속해 거래처 담당자가 보낸 메일을 확인하고, 구글 리더로 들어온 RSS를 통해 업계의 최신 뉴스를 확인한다. 직원들에게 전달할 사항이 있으면 인트라넷 공지사항란 대신 구글 독스에서 문서를 공개해 게시한다. 사무실 밖에서는 휴대폰으로 지메일에 접속해 업무를 처리한다.
A씨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많은 업무를 MS의 오피스 제품군을 통해 처리하던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MS 제품의 사용 빈도가 뚝 떨어졌다는 것. 요즘 그가 MS 대신 가장 많이 보게 되는 로고는 구글이다. 그가 쓰는 노트북의 기본 OS인 윈도우 7을 제외하고 MS의 제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날도 많아졌다. MS가 구글을 의식하는 이유다.
그런데 구글이 올해에는 운영체제(OS)까지 내놓는단다. A씨가 예전 직장에서 운영체제부터 오피스, 메일 서버에 이르기까지 하루 종일 MS의 제품을 사용했던 것처럼, 하루 종일 ‘메이드 인 구글’ 만을 사용하게 될 날이 가까워진 것일까?
“인터넷을 플랫폼으로 구글은 언제 어디서나 다가갈 수 있다. 구글은 일상의 일부가 되고자 한다.”
- 에릭 슈미츠, 구글 CEO
구글과 MS는 확고한 사업 모델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분야에서 절대 강자의 위상을 다져온 IT업계의 거인이다. 구글은 인터넷 검색과 여러가지 혁신적인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며 이용자 수를 늘리고, 이를 인터넷 광고로 연결시켜 막대한 수익을 창출했다. 2008년 구글의 매출을 살펴보면 97%가 인터넷 광고 관련 분야에서 발생했다. 반면 MS는 PC 운영체제와 관련 소프트웨어 분야를 장악하고 있다. 2008년 MS의 PC 운영체계 및 소프트웨어 분야 매출은 490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한다.
서로 다른 리그에서 챔피언에 오른 두 업체가 최근 들어 상대방의 핵심 사업 영역으로 진출하면서 2010년 드디어 한바탕 ‘통합챔피언십’을 치를 태세다. 구글은 이미 크롬, 구글 앱스, 안드로이드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웹브라우저, 사무용 소프트웨어, 모바일 운영체제 등 MS의 사업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에는 크롬 OS를 출시할 예정으로 MS의 핵심 사업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PC 운영체제 시장에도 선전포고를 해놓은 상태다.
MS 역시 지난해 구글의 핵심 사업영역인 검색엔진 시장을 겨냥해 새로운 검색 서비스 ‘빙(Bing)’을 출시했다. 구글의 도전에 맞불을 놓은 것. 올해에는 ‘오피스 2010′ 출시와 함께 온라인 버전을 준비하는 등 구글의 영역 침범에 맞대응에 나선다.
“분명 인터넷 검색과 광고 분야만 본다면 구글은 ‘넘버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운영체제와 사무용 소프트웨어 등 그 이외의 많은 분야에서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다.”
–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CEO
블로터닷넷은 경인년 새해를 맞아 올 한 해 본격적으로 펼쳐질 두 IT 거인의 한판 싸움을 ‘2010 IT 통합챔피언십 – 구글 대 MS’라는 제목으로 집중 조명한다. PC 운영체제, 모바일 운영체제, 사무용 소프트웨어, 검색 엔진 등 4개 분야에 걸쳐 구글과 MS의 체급과 장단점을 분석하고 승리 가능성을 점쳐보고자 한다. 향후 IT 업계의 판도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빅매치에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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