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6일 수요일

[스크랩] 2010 IT 통합챔피언십 – 구글 vs. MS (2) 오피스 전쟁

 [출처] 2010. 01. 05 (1) 뉴스와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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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과 광고 분야에서 초고속으로 챔피언 자리에 오른 구글은 막대한 현금과 확고한 시장 점유율에 안주하지 않고, 운영체제와 스프트웨어 챔피언인 마이크로소프트(MS)에 과감히 선제 공격을 날렸다. 가장 먼저 마이크로소프트를 건드린 부분은 사무용 소프트웨어 분야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핵심 수익원을 정조준해 힘을 빼놓겠다는 전략이다.

에릭 슈미츠 구글 CEO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체제와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누리는 지배적인 지위에 도전하는 것이 구글의 오랜 열망”이라고 도전 의사를 분명히 한 바 있다.

구글은 돈을 주고 사서 설치해야 되는 사무용 소프트웨어를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에 친숙한 젊은 세대를 겨냥한 것이다. 또 기술적으로도 IBM, 썬 등과 보조를 맞춰 사무용 소프트웨어의 문서 표준을 마련해 마이크로소프트의 문서를 오픈오피스 진영이 손쉽게 수용할 수있도록 했다. 전혀 다른사무용 소프트웨어간 문서가 호환성을 지원하면서 탈 마이크로소프트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준비도 철저히 해 왔다. 구글은 MS에 도전하기에 앞서 최근 몇 년간 사무용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수많은 신생 업체를 집어삼키며 체급을 키워왔다. 2웹 테크놀러지즈(2005년, 스프레드시트 기술), 라이틀리(2006년, 웹 워드프로세서), 그랜드센트럴(2007년, 음성통화서비스), 젠터(2007년, 온라인 프리젠테이션), 기즈모5(2009년 VoIP), 앱젯과 독버스(2009년, 실시간 협업) 등 을 집어삼키며 구글 독스, 구글 보이스 등 사무용 애플리케이션을 하나씩 선보였다.

차근차근 훈련을 마친 구글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기업용 SaaS(Software As A Service)로 묶어 구글 앱스를 선보였다. 지난해 7월에는 드디어 ‘베타’ 딱지를 떼고 기업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구글의 선전포고에 MS는 새 검색 엔진 ‘빙’을 선보이며 구글의 핵심 영역인 검색 분야에 카운터 펀치를 날리는 한편, 오피스 제품군과 메일 서버 솔루션인 익스체인지 서버에 변화를 주며 발빠른 스텝을 밟고 있다.

MS는 올 상반기 오피스 2007의 후속 버전인 오피스 2010을 내놓으며 온라인 버전도 함께 출시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윈도우 라이브 웨이브 4가 빠르면 1월 중에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익스체인지 서버 2010 버전도 연내 출시가 예정돼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S+S)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인터넷에 접속되지 않았을 때도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하려는 사용자들의 욕구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전략은 패키지 시장의 강점을 서비스 분야로 자연스럽게 이식시키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속내를 잘 보여주고 있다.

MS가 신속하게 받아치자 구글은 과감한 마케팅을 통해 더욱 공격적으로 달려들고 있다. 구글은 자사의 애드센스 외에 다른 매체에 거의 광고를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이번에는 “Going Google” 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의 도로에 대형 광고판을 설치하는 등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광고 문구 또한 전투적이다. 이는 결국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정면으로 겨냥한 광고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전 세계 기업에서 175만 명의 구글앱스 고객이 있습니다.”, “이메일 서비스와 협업관련 업무 처리도 무리가 없습니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미친짓(Crazy)입니다. 구글로 오세요”

구글 앱스의 가장 큰 무기는 역시 가격이다. 프리미어 버전은 계정당 50달러이며, 일부 기능이 제외된 스탠더드 버전은 지메일에 광고가 붙는 조건으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구글이 자체적인 데이터 센터에서 구글 앱스를 호스트하기 때문에 구글 앱스를 도입한 회사는 사내에서 서버를 관리할 필요가 없어진다. 인력 비용을 비롯한 시스템 운영을 위한 비용 절감 효과가 더욱 커진다는 것을 강조하고있다. 구글 측은 MS 오피스와 익스체인지 서버에 비해 5~20배 가량 저렴하다고 주장한다.

금융 위기 이후 기업의 IT 예산이 감소돼 구글 앱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좋은 소식이다. 구글 앱스를 도입한 반도체 업체 아바고의 밥 루디 CIO는 한 해에 160만 달러를 절약했다고 밝혔다. 익스체인지를 버리고 지메일을 도입한 영국의 건설회사 테일러 우드로우는 지금까지 200만 달러를 절약했다.

구글 앱스는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기업이 직접 서버를 운영할 때보다 더 큰 용량을 사용할 수 있다. 계정당 무려 25GB가 제공된다. 빠르게 업데이트되고 상시적으로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는 점도 장점이다. 최근에는 블랙베리 엔터프라이즈 서버의 커넥터를 포함시켰고 유료 계정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구글 앱스 싱크 기능을 제공해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에서 구글의 지메일과 일정관리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는 증거다.

구글 앱스는 웹에 기반한 클라우드 서비스다. 이는 기업이 상당량의 스토리지 공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데이터에 언제 어디서나 엑세스 할 수 있다는 편리함도 있다. 2010년의 시작부터 클라우드 컴퓨팅이 많은 주목받고 있고, 저렴한 넷북과 스마트북 시장이 확대되면 클라우드 오피스 시장도 덩달아 커질 것으로 보여 구글에게는 둘도 없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구글 앱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보안문제다. 기업의 CIO들은 “단일 회사에 자신의 모든 데이터를 온라인으로 저장하는 것이 얼마나 현명한 일인가?”고 반문한다. 치키타 브랜드 인터내셔널의 만지트 신 CIO는 IDG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핵심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에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직 시기 상조라는 주장이다.

또 클라우드 컴퓨팅이 충분한 성능과 안정성을 제공하게 될 때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서비스 업체에 종속되는 문제도 제기했다. 즉 향후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다 서비스 업체를 교체할 때, 데이터가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돌아올지가 우려된다는 것.

실제로 지난해 5월 구글의 서비스가 3시간 정도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져 구글의 신뢰도에 타격을 입혔다. 그러나 구글 측은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은 기업 내부의 전산 문제가 얼마나 빈번한지 반문하며, 각 회사의 데이터 센터보다 구글의 데이터 센터가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보안과 시스템의 안정성 문제는 비단 구글 뿐만 아니라 MS 오피스의 온라인 버전을 포함해서 모든 클라우드 서비스가 감당해야할 공통적인 숙제다.

이 밖에도 구글의 약점은 또 있다. 구글 앱스가 공유와 협업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지라도 기본적인 오피스 가능에서 MS 오피스의 데스크톱 버전을 따라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또한 이미 MS가 기업용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 속에, 수많은 직원들이 익숙해져 있는 사무용 소프트웨어를 함부로 교체할 수 없는 기업의 사정도 큰 걸림돌이다.

짐 젬린(Jim Zemlin) 리눅스재단 회장은 지난해 11월 초 방한 간담회에서 두 회사의 경쟁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가 변하지 않는다면 구글이 승리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지만 문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변화를 선택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막대한 기업용 사용자층을 보유한 마이크로소프트가 호락호락하게 경쟁에서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챔피언 : MSMSplayer

강점 : MS  오피스 제품군의 강력한 기능
폭넓은 고객층과 ‘친숙함’이 무기
단점 : 상대적으로 비싼 라이선스 비용
공유와 협업 기능에서 구글의 강력함에 못미침

도전자 : 구글GooglePlayer

강점 : 저렴한 가격에 큰 용량 / 강력한 협업 기능
빠른 업데이트 / 수시로 기능을 추가
단점 : 상대적으로 약한 문서 기능
클라우드 서비스의 신뢰도와 보안 문제

구글의 약점은 반대로 MS의 가장 큰 장점이다. 오피스 구 버전의 폭넓은 사용자층과 ‘친숙함’이라는 강력한 무기로 구글에 역습을 가할 태세다. 공개된 오피스 2010의 베타 버전을 보면 좋은 평가를 받은 2007 버전의 리본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더욱 강력한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인터넷에 접속되지 않았을 때도 작업이 가능하다. 물론 구글은 자사의 서비스를 오프라인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구글 기어스를 발표했지만 모든 사용자들이 이를 다운로드 받아 설치해야 되는 문제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를 위협할 수준은 못됐다. (구글은 최근 구글 기어스를 철회하고 HTML 5에서 관련 기능들이 탑재되고 있는 만큼 HTML 5 지원에 더 신경을 쓰겠다고 밝혔다.)

오피스 2010의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온라인 버전의 출시이다. 온라인 버전은 웹 브라우저를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오피스 2010의 라이트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오피스 2010의 기본적인 인터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기본적인 오피스 기능에 공유와 협업 기능이 더해졌다. 구글 앱스에 대해 맞불 작전을 펴고 있는 것.

온라인 버전의 경우 운영체제에 관계없이 다양한 OS와 브라우저를 지원하는 것도 장점이다. MS의 발표에 따르면 리눅스는 물론 맥 OS와 아이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무료로 제공되는 오피스 온라인 버전이 과연 데스크톱 버전과 같이 강력한 기능을 가질 것인가, 데스크톱 버전에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툴이 될 것인가 하는 점도 더 지켜봐야할 점이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오피스 서비스에서 얼마나 손쉬운 공유와 강력한 협업 기능을 제공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MS는 쉐어포인트 서버나 윈도우 라이브 사이트에 저장해 협력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정도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작업 환경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구글의 도전에 변화를 선택한 마이크로소프트지만 일단 게임의 룰이 구글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도 마이크로소프트가 극복해야 될 과제다.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는 경쟁자가 없었던 당시 만큼의 가격을 고객들로부터 걷어들일 수 없다. 구글 앱스의 영향으로 MS 역시 볼륨 라이선스의 가격을 소폭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검색과 광고에 기반을 둔 구글 만큼 파격적인 가격을 선보일 수는 없는 노릇. 가격 경쟁에서는 밀릴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워낙 MS의 시장 지배력이 강력한 만큼 구글이 사무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단기간에 MS의 아성을 무너뜨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수익은 대부분 기업 고객들에게서 나오고 있는데 그 핵심에는 엑셀이나 파워포인트가 자리를 잡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구글의 사무용 소프트웨어가 비용 효율적이라고 하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의 두 제품을 뛰어넘을 수 있는 경쟁력을 제공할 때까지 보수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잘해봐야 본전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구글의 약점을 찾아 카운터펀치를 날려 승부를 단기전으로끝낼지, 아니면 구글이 지속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펀치를 피해 장기전으로 경기를 끌어갈지 2010년은 빅 이벤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댓글 1개:

  1. 클라우드 컴퓨팅을 주제한 책이나 글을 접하다 보면 구글에 대한 많은 사실들을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도 구글 검색 엔진의 기반이 되는 무수한 데이터 센터 건설이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새로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개발하여,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거대 소프트웨어 회사가 되는 목표를 가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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